NTU 교환학생(2) — 개강과 싱가포르

Heechan
HcleeD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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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in readJan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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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머라이언 동상

6일차 — 1월 15일(월)

  • 오늘은 NTU의 23–24 Sem 2 개강 날입니다!
  • 하지만 저는 오늘 수업이 없어서 주말과 같았습니다. 내일도 수업이 없네요. 수요일에 첫 수업이 있습니다.
  • 오늘 저는 저녁에 맞춰서 싱가포르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마리나 베이 샌즈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 확실히 도심부로 가니까 NTU 근처의 Jurong에서 느낄 수 있던 강한 동남아의 느낌이 아니라 서울 같은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해가 지기 전에는 마리나 베이 샌즈의 반대편에 있는 Merlion Park에 갔습니다. 저 위에 있는 이미지에 있는 머리는 사자, 몸은 물고기인 물을 뿜는 동상이 Merlion 동상입니다. 이런 느낌으로 멀라이언과 마리나 베이 샌즈를 동시에 담는게 흔히 많이 찍는 구도인 것 같더라고요.
  • 저도 지나가는 분께 부탁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그러고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만 사이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다리가 있더라고요.
  • 이 사진은 Helix Bridge에서 찍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야경입니다. 다리도 뭔가 잘 꾸며두었더라고요. 이 다리에서 보는 반대편 빌딩 숲의 야경도 상당히 볼만 했습니다. 확실히 여기는 낮보다는 밤에 보는 것이 좀 더 이쁜 것 같습니다. 걷다보니 이 다리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그리고 8시에 진행되는 스펙트라 라이트 & 워터 쇼를 봤습니다. 저도 원래 한국에서 일산 호수공원이랑 운정 호수공원에서 분수 쇼를 본 경험이 있는데, 이 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일단 오리지널 음악을 쓰기도 하고, 웅장한 느낌에 굉장한 표현력을 보여줬습니다. 8시, 9시에 한다고 하니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일차 — 1월 16일(화)

  • 오늘도 수업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방에 있을까 하다가 욕실화랑 쓰레받기를 사러 North Spine으로 갔습니다.
  • North Spine은 학교에 북서측에 있는 메인 건물, 상점들의 구역을 칭하는 말입니다. 주로 북동쪽은 기숙사들이 있고, 수업동, 연구동, 사무실은 서쪽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제 기숙사는 남동쪽에 있기 때문에 주로 셔틀버스나 179번 버스를 타고 North Spine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실 갈 때는 179번 밖에 안타봤습니다. 돈은 내긴 하지만 셔틀버스는 좀 더 돌아가가지고…
  •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원숭이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고 가까이서 만날줄은.. 뭐가 옆에서 움직이고 있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근데 좀 쳐다보니까 바로 이빨을 드러내면서 상당히 적대적 스탠스더라고요. 빠르게 사진 찍고 눈을 피했습니다. 찾아보니 눈을 쳐다보면 원숭이에 대한 도전이라고 떠있더라고요. 젠장… 쫄아서 빠르게 지나간게 다행입니다.
  • 그런데 North Spine의 상점에서도, Canteen 2 앞의 Giants에서도 욕실화나 쓰레받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179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간 후(얼마 안걸립니다) Jurong Point라는 쇼핑몰을 한 번 가보았습니다.
Jurong Point의 일부, 이 구역을 벗어나면 그냥 스타필드 같이 생김
  • 이 쇼핑몰은 꽤 잘되어있더라고요. 다이소도 발견해서 들어갔는데 좀 비싸서, 그 아래 층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샀습니다. 문제는 물 잘 빠지도록 설계된 욕실화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샤워할 때 신으려고 했는데 그냥 가지고 온 쓰레빠를 사용할까 고민 중입니다.
  • 다이소에서 물건을 보고 있을 때, 가격표가 엔화로 적혀있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붙어있는 환산표를 보고 가격을 파악해야 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저한테 이거 가격 어떻게 보는거냐고 묻더라고요. 근데 제가 할머니 발음을 처음에 못알아들어서 몇번 되물고 대답해드리니, 한국인이냐고 묻고 바로 ‘너 영어 잘 못하는구나’를 갈겨버리시더라고요. 그리고 한참을 자신이 영어 공부한 방법을 토대로 조언해주셨습니다. 쉽지 않네요.
  • 기숙사에 프린트할 수 있는 Room이 있다길래 독서실도 들어가보고 여기저기 들여다봤는데, 알고보니 그냥 주차장 옆에 오픈된 장소에 그냥 있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컴퓨터에서 파일을 열고 프린트를 누르면 오른쪽에 있는 컴퓨터의 Queue에 들어갑니다. 오른쪽에 있는 컴퓨터에서 학생증을 이용해 결제를 하고 나면 프린트를 할 수 있는 방식이더라고요.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해보니 꽤 쉬운 것 같습니다.

8일차 — 1월 17일(수)

  • 오늘은 처음으로 수업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참고로 제 시간표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수업을 3개 밖에 안 듣습니다. 연구도 해야 해서 최소 기준으로 잡았고, 2개의 전공(Machine Learning, Cloud Computing)과 1개의 교양(Chinese Level 1)을 듣습니다.
  • NTU도 컴퓨터공학 수요가 워낙 많아서인지 교환학생은 컴공 수업을 못듣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제한이 안된 수업을 찾아서 신청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참고로 KAIST의 경우 전산과에 사람이 너무 몰리니까 주요 수업을 정원 제한 없이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 NTU 교환학생은 선발된 후에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들을 먼저 검수를 받아야 합니다. 교환학생 포탈에서 듣고 싶은 과목들을 잔뜩 써넣고, 그 중에 일부는 Rejected, 일부는 Accepted가 됩니다. Accepted된 과목들은 차후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되고, GEM Office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4과목 정도까지는 미리 배정을 해줍니다. 여기서 받지 못한 과목은 개강 직전부터 직접 신청을 할 수 있고, 드롭도 그때부터 할 수 있습니다.
  • 제가 듣는 두 전공 수업은 모두 LT27이라는 강의실에서 진행됩니다. LT는 Learning Thearer인데, 처음에는 어느 건물인지 알려줘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캠퍼스 전체적으로 LT 번호는 Unique해서 NTU 지도에 검색해서 찾아가도 되었습니다.
  • 처음으로 수업을 들어보니, 약간 토플에서 리스닝 문제에 나오는 강의를 실제로 듣는 듯한 느낌이… 확실히 영어가 모국어인 교수의 수업을 들으니까 뭔가 슬라이드 내용보다 추가적인 설명이 더 많이 추가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 오늘 연구를 지도해주실 교수님과 사수 Kevin도 만났습니다. 아직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는게 어렵긴 한데 많이 배려해주셔서 충분히 소통을 나눴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Kevin을 만나기 전까지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들을 생각해야 하는데, 슬슬 뭔가 오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 Kevin이 선물로 책 2권을 주셨습니다. 이번에 연구 주제가 Digital Nudging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주제의 책을 선물해준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영어 책이라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점…
  • 오늘 미팅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셔틀버스에서, KAIST에 있을 때 밥을 한 번 먹었던 NTU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만날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 버스에서 넙죽이 인형을 가방에 메고 있는 사람이 있길래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그 친구더라고요. 기숙사도 옆에 살고 있어서 기숙사까지 얘기하면서 왔습니다. 아직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교환학생 생활이긴 하다만… 그래도 이렇게 말할 기회가 생겨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9일차 — 1월 18일(목)

  • 오늘은 Student Pass 최종 작업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ICA 홈페이지에서 Step 1, 2를 마치고 예약 후 ICA 건물로 가서 최종 신분 증명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행히 개강 첫 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퍼스 내에서 해당 작업을 할 수 있는 Session이 열립니다.
  • 저는 오늘 오전에 해당 Session에 예약이 되어있었는데요. 문제는 오늘 아침까지도 Step 1에서 제출한 서류가 승인이 안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가서 물어보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에 아침에 Nanyang Auditorium으로 향했습니다.
  • 가서 제가 아직 서류가 통과가 안됐다고 말씀을 드리니, Application 번호를 알려주면 먼저 처리할 수 있도록 말해둘테니 오후 세션에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방에 돌아와 잠시 누워있다가 점심쯤 일어나 확인해보니 승인이 되어있어서, 오후 세션에서는 STP 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 어제 오늘 기숙사에선 개강 기념 Welcome back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영어도 아직 잘 못알아듣고 친구도 하나도 없으니 두려워서 안갔는데, 룸메이트는 가서 뭔가 대화도 하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이렇게 아는 사람 없이 4달 동안 살 수 있을라나 걱정도 들긴 했습니다.
  • 그래서 오늘은 행사에 한 번 내려가보려고 했는데, 어제 하고 다르게 뭔가 사람도 좀 적은 것 같고 분위기도 뭔가 너무 파티, 클럽 느낌으로 해둬서 그냥 올라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그냥 농구장에서 혼자 농구공 튀기고 있는 사람, 체육관에서 혼자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또 모든 사람이 행사에 참여하는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또 기분이 풀어졌습니다.
  • NTU에서는 KAIST에 비해서 기숙사 단위의 커뮤니티도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각 기숙사 학생회도 규모가 있어서 이런 행사도 자주 진행하는 것 같고, 지나가다보면 기숙사 티셔츠, 혹은 기숙사가 적힌 축구팀 옷 같은걸 입고 있는 학생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호그와트처럼 기숙사끼리의 스포츠 리그도 있는건가? 생각도 들더라고요. KAIST에서는 기숙사에 시설도 별로 없고 매 학기 기숙사를 바꾸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는 뭔가 좀 더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건지 궁금해졌습니다.

11일차 — 1월 20일(토)

  • 오늘은 버드 파라다이스를 다녀왔습니다. 이 구역은 Mandai 야생동물 공원의 일부인데, 싱가포르 동물원, 리버 원더스, 버드 파라다이스, 나이트 사파리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저는 버드 파라다이스랑 나이트 사파리를 가려고 했는데, 나이트 사파리는 뭔가 시간이 안맞아서 오늘은 버드 파라다이스만 갔다오게 되었습니다. 나이트 사파리는 다음에 가는걸로…
  • 원래 주롱 새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있었다는데, 훨씬 규모를 크게 해서 이 지역에 새롭게 개장했다고 합니다. 23년 5월에 개장했다고 하니 아직 1년도 안됐죠.
  • 저는 버드 파라다이스 예약을 Klook에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STP가 있는 교환학생은 거주자 할인이 될 것 같은데 전 아무 생각 없이 비거주자로 예매했네요. 클룩에서 결제 후 이메일로 바우처가 오는데, 그 바우처를 가지고 만다이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시 한 번 날짜 및 시간 예약을 해야 합니다.
  • 근데 저는 2시 입장으로 해뒀는데 1시에 들어가도 뭐라 안하더라고요.
  • 저는 조류를 좀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근거리에서 저런 새들이 움직이는걸 보니까 신기하긴 하더라고요. 작은 새 중에서는 색이 정말 이쁜 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이런 식으로 관람로에 걍 새가 서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새 공연도 봤습니다. Predators on wings 공연이 2번, Wings of the world 공연 2번으로 하루에 총 4회 공연이 진행됩니다. 관람시간 중 적어도 한 번은 겹칠테니 보는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Predators on wings를 봤는데, 독수리 같은 맹금류가 관객을 위에서 활강하고 하는데 굉장히 멋있더라고요. 한 15분 전쯤에 가면 충분히 앞쪽에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공연 중에 부엉이를 데리고 가까이 와주시는데, 부엉이가 나름 사진찍을 때 카메라를 바라봐주고 있네요.
  • 마지막에 본건 펭귄이었습니다. 펭귄도 조류라고 여기 껴있네요. 전 펭귄보는거 좋아해서 한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한 3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쉬면서 여유롭게 보면 4시간? 좀 빠르게 예약하신다면 feeding 같은 프로그램도 참가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12일차 — 1월 21일(일)

  • 교환학생 Whatsapp 그룹이 있다는걸 지금 알았습니다… 오늘 들어가봤는데 한국인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다른 교환학생들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모르는 것도 혼자 서치하거나 GEM 오피스에 메일로 물어봤는데, 이걸 알았다면 좀 빨리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네요.
  • 처음에 교환학생 텔레그램 방이 생기는데 거기에 whatsapp 그룹을 만들어놨다는 사람도 있었더라고요. 메세지 제대로 읽었으면 좀 빨리 정보를 얻고 소통도 가능했을텐데 아쉽습니다…

총평

이번주부터 조금씩 캠퍼스 밖으로 나가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내일은 나이트 사파리에 갈 것 같은데…

싱가포르가 그리 크지 않은 국가다보니 너무 힘을 주면 순식간에 다 봐버리고 컨텐츠 종료될 것 같아서, 대충 갈만한 권역들을 정해두고 조금씩 왔다갔다 하려고 합니다.

친구들이 여행 왔을 때 안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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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chan
HcleeDev

Junior iOS Developer / Front Web Developer, major in Computer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