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U 교환학생(8) — 4월을 돌아보며

Heechan
HcleeD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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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min readMay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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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 Forest

또 어느새 한 달이 지나서 4월이 끝났습니다. 사실 귀국을 5월 10일에 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2주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마무리하는 글은 귀국 후에 올리기로 하고, 이번에는 4월에 있었던 일과 NTU 생활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예전에 리버 홍바오 시즌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축제 기간이라 사람도 굉장히 많고 정신 없었던 기억이 있는데, 설 기념 장식품과 슈퍼 트리만 잠깐 보고 왔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는 슈퍼 트리만 있는게 아니라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낮 시간에 다녀왔습니다.

Gardens by the Bay 역에서 나오면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날씨가 굉장히 좋았네요. 누차 말하지만 날씨가 좋다 = 아주 덥다입니다… 다행히도 이 날 낮 시간에는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구경했기 때문에 더위를 좀 피할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에서 찍은 마리나 베이 샌즈와 슈퍼 트리

내부는 꽤 잘 꾸며져있었고, 시원해서 쭉 걸어다니면서 구경할 만 했습니다. 맑은 날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걷다보니 플라워 돔 내부에서는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에서는 정해진 시간마다 안개가 나오는 것 같던데, 아쉽게도 저는 그 시간대랑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다음에 시간이 맞는다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 이후에 사테 바이 더 베이(Satay by the bay)라는 호커센터에 넘어가서 사테를 좀 먹었습니다. 이전에 사테를 제대로 먹어보질 못해서, 이번에 세트로 시켜서 새우도 먹어보고, 여러 고기의 사테도 먹어보았습니다. 사실 사테 거리는 라우 파 삿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동선 상 그냥 사테 바이 더 베이로 갔습니다. 저렴하진 않았으나 사실 싱가포르에 싼게 어딨나 싶긴 합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Supertree

해가 지고 있길래 슈퍼 트리를 보러 왔습니다. 확실히 낮보다는 밤에 보는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낮에 보면 좀 앙상한 철골 느낌이 있어서…

저번에는 시간이 안맞아서 못봤던 슈퍼트리 쇼를 봤습니다! 생각해보면 단순히 노래 깔고 조명 반짝이는건데, 표현을 잘 해서 이목이 끌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저는 서서 고개를 올려다봐야 하다보니 목이 좀 아프더라고요. 거의 15분을 하기 때문에… 그제서야 왜 주변 사람들이 누워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싱가포르 내에선 맘만 먹으면 올 수 있다보니 이렇게 낮에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플라워 돔을, 저녁 간단히 먹고 와서 슈퍼트리 쇼까지 보는 식으로 동선을 짰는데, 아마 여행 오시는 분들은 저녁을 좀 더 제대로 먹고 싶으실 것 같아서 중간에 동선을 어떻게 짜실지가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중국어 회화 수업과 로컬 호커센터

중국어 회화 수업은 비디오 팀 프로젝트가 하나 있습니다. 3명이서 한 조를 이뤄서 중국어로 얘기하는 6분 가량의 비디오를 하나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고맙게도 미국에서 온 교환학생 Joshua와 로컬 학생 Arith가 셋이서 팀을 하자고 해주어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영상의 일부

지금 보니까 영상은 3월에 찍었던 것인지 제 머리가 아주 기네요. 아무튼 로컬 학생인 Arith가 Josh와 저를 인터뷰하는 컨셉의 영상을 찍었습니다.

중국어 회화 기말 퀴즈까지 끝냈는데, 처음에 후회했던걸 생각해보면 막상 끝내보니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저희 반을 담당하신 George는 그닥 어렵지 않은 영어로 중국어를 설명해줬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도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자를 일부라도 알고 있다는게 플러스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자 문화권이 아닌 국가 출신의 학생들도 수업을 많이 듣기 때문에…

아무튼 Arith가 한 번 밥을 같이 먹자고 했고, 수업이 끝나고 나서 Arith의 오토바이를 얻어타고 학교 밖의 로컬 호커센터로 향했습니다.

Food master @ Jalan Bahar

Arith가 여긴 여행객들이 절대 안오는 곳이라고 굉장히 자신있게 소개해줬습니다.

이 날 저녁은 평소보다 조금 늦은, 7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먹었는데요. 그 이유는 라마단 기간이라 Arith가 밥을 먹기 위해선 7시 20분쯤이 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Arith는 말레이인이고,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라마단 기간을 지키는 것 같습니다. 들어보니 새벽 5시에 잠깐 깨서 해가 뜨기 전에 우유를 한 잔 들이키고, 해가 지고 나서 저녁을 제대로 먹는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추천에 따라 호킨미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생긴건 좀 수상하게 생겼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맛있더라고요. 아마 더 잘하는 집이 분명 싱가포르 내에 있을 것 같아서 한국 가기 전에 한 번 더 찾아서 먹고 싶네요.

Arith랑 밥을 먹으면서 싱가포르의 군 복무에 대해서도 듣고, 오토바이를 타고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까지 다녀온 썰을 들었습니다. 로컬 호커센터에서 로컬 친구와 각자 국가에 대해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진건데, 생각해보면 교환학생 취지에 아주 걸맞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꽤 재밌었습니다.

사실 제가 교환학생 치고 정말 조용히 4달을 살았는데, 정말 고맙게도 Arith가 좋은 제안을 해줘서 그 날은 재밌는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간 다니면서 깨달은 NTU 생활

  • 처음에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세탁기였습니다. 3,4층 사람들이 같이 써야 하는데 세탁기 1개에 건조기 1개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제가 시간을 잘 맞춰가서 그런지, 딱히 다른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기숙사 세탁기를 잘 쓰지 않는다? 라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이건 기숙사 바이 기숙사일거고, 그 학기에 그 층의 구성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탁기가 생각보다 바쁘게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싱가포르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로컬 학생들이 싱가포르에 살고 있고, 싱가포르는 알다시피 도시국가입니다. 이 국가의 정 반대편에 살고 있어도 대중 교통으로 2시간 안쪽으로 가니까… 들어보니 그냥 수업이나 특별한 활동 없으면 집에 가버리더라고요. 세탁도 피치 못한 상황이 아니면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 학교에서 빨래 하려고 대전 출신이 아닌 학생이 매주 집에 간다? 정말 쉽지 않죠…
  • North Spine은 버스로 접근하기 쉬운 편인데, South Spine은 좀 힘든 편입니다. 저는 처음에 저 Yunnan Garden 쪽에 있는 빨간색 정류장에 내려서 언덕을 올라가서 South Spine으로 올라갔는데, 낮에 햇빛 짱짱할 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다만 거기서 한 정거장 더 가서 파란색 정류장 (SPMS)에서 내리면 SPMS 건물을 뚫고 에어컨 한번 쐬고 조금 쉽게 South Spine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물론 이건 셔틀버스 Blue 라인을 탄다고 가정했을 때 효과적입니다. Red 라인은 SPMS 바로 앞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저 아래에 있는 길로 가기 때문에… Red 라인을 탔을 때 가장 South Spine에 접근하기 쉬운 방법은 WKWSCI에서 내려서 길 따라 쭉 걸어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 저는 대부분 공부를 기숙사 방에서 했지만, 가끔 미팅 등의 일정으로 인해서 North Spine이나 South Spine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도서관이나 The Arc, The Hive에 가서 시간을 때우거나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The Arc
  • 카이스트와 다르게 도서관이 굉장히 여러 곳에 있었는데요. 제가 가본 곳은 가장 메인 도서관인 Lee Wee Nam 도서관, Business 도서관, 그리고 Communication & Information 도서관이었습니다.
  • The Arc는 North Spine 쪽에 있는 Learning hub, The Hive는 South Spine 쪽에 있는 Learning hub입니다. 둘 다 멋있게 생겼고, The Hive는 대놓고 NTU의 랜드마크 건물이죠. 다들 The Hive 앞에서 사진 찍고 가더라고요.
  • 저는 예약은 안해봤지만 도서관에 있는 공간은 예약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The Arc나 The Hive 같은 경우는 교수자나 학생 단체가 예약을 할 수 있고 개인이 예약하는 것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확실치 않네요. 가능할 수도) 예약이 안되어있다면 아무나 들어가서 공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The Hive 비어있는 튜토리얼 룸에 그냥 들어가서 야구나 좀 보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 제가 학기 초에 기숙사 커뮤니티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NTU는 기숙사 소속감, 아이덴티티가 꽤 강하며 기숙사 학생회의 규모가 크며 학기 내내 여러 행사를 진행합니다. 기숙사 대항전 대회도 자주 열리는 편이죠. 카이스트는 기숙사에 대한 소속감은 전혀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신기합니다.
  • 지내다보니 여기 정규 학생들은 특정 홀에서 계속 살기 위해서 점수를 쌓아서 신청을 하는 느낌이더라고요. 이건 제가 살고 있는 기숙사가 비교적 좋은 기숙사라서 그런걸 수도 있기도 한데, 기숙사 학생회에 참여했는가, 행사에 참여했는가, 기숙사 스포츠팀에서 활동 중인가 같은 여러 기준으로 점수를 쌓아서 기숙사 잔류를 신청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계속 같은 기숙사에 살게 될테니 어느정도 기숙사에 대한 소속감이 있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North Spine에는 NTU 굿즈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대부분 티셔츠나 옷인데요. 저는 제 기념품으로도 사고, 몇몇 친구들의 선물로도 좀 사서 갈 생각입니다. 근데 싱가포르 로컬 페이나 금액에 딱 맞는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어느정도 잔돈을 준비해가야 하겠습니다. 옷은 엄청 비싸진 않습니다. 한국에서 과잠에 내는 돈보다는 훨씬 싼 것 같아요. 물론 싱가포르는 더운 나라라서 티셔츠가 메인이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긴 할겁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혼자 가는 사람

원래는 3월 초에 가려고 했던 센토사 섬인데, 4월 중순이 되어서야 가게 되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에 한 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시험 전 주가 되니까 이제 수업도 없고 연구 활동도 마무리에 접어들어서 하루 날 잡고 센토사 섬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딴소리지만 이 기간에 룸메이트는 친구들과 3박 5일 홍콩 여행을 갔었습니다. 성적에 별 미련 없는 교환학생들은 이 타이밍에 여행을 가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딱히 성적을 잘 받고 싶은건 아니긴 하다만 굳이 여행을 계획하진 않았었으니…

아무튼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학교에서 출발해서 11시 좀 되기 전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도착을 했습니다.

Universal Studio Singapore

아저씨처럼 사진 하나 찍었습니다. 이제 슬슬 아저씨 되어가는 것 같긴 하네요.

저는 가기 직전에 티켓을 구해서 그런지 입장권 + 익스프레스 티켓을 17만원이나 주고 샀습니다.

하지만 익스프레스 티켓 안샀으면 어쩔뻔 했나 싶더라고요. 화요일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어트랙션은 30분, 40분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는 보조 배터리도 없고 친구도 없이 혼자 가서 만약 그 줄을 다 서서 기다려야 했으면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편은 아니라 USS의 대표 어트랙션이라는 머미, 사이클론, 휴먼 같은 롤러코스터는 타지 않았습니다. 근데 그런 롤러코스터 말고는 익스프레스 티켓을 이용해서 거의 다 탄 것 같아요. 일단 USS의 대표 어트랙션 중 하나인 트랜스포머 Ride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사실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스타워즈 놀이기구를 탔을 때 ‘역시 어릴 때 라페스타에서 타던 4D 맥스라이더와는 차원이 다르구만’ 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이 트랜스포머도 도쿄의 스타워즈와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재밌었습니다.

쥬라기 공원에서 탈 수 있는 후룸라이드도 재밌었습니다. 우비를 미리 준비했음에도 하체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습니다.. 이걸 탈 때 샌들을 신고 오길 정말 잘했다고 느꼈습니다. 잘못하면 운동화 흠뻑쇼될 뻔…

길을 걷다보니 Waterworld라는 공연도 시간이 마침 딱 맞아서 볼 수 있었는데, 막 펑펑 터지고 시끄러워서 저는 귀마개를 끼고 보긴 했지만 아주 흥미롭고 재밌는 공연이었습니다.

길 가다보니까 사람들이 줄 서서 장화 신은 고양이와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 평소 같았으면 지나갔을텐데 혼자 왔기도 하고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저도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또 이렇게 사진도 찍고 하니까 좋더라고요.

USS가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비하면 많이 아쉬운건 맞습니다. 닌텐도 월드나 해리포터 같은 구역도 없으니까… (닌텐도 월드는 24년 내로 오픈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특징이긴 한데 진행요원이 에버랜드나 디즈니랜드 마냥 살갑게 대해주지 않습니다. 근데 그건 원래 싱가포르 어딜 가든 비슷한 느낌이라 그러려니 합니다.

이번에 혼자 USS를 돌면서 느낀 점은, 놀랍게도 즐거웠다는 점입니다. 그 비싼 돈 내고 갔으면 당연히 즐거워야지 뭔 소리 하는거냐 싶으실 수 있는데, 초입에서부터 이런저런 장식들을 보고, 공연들을 보고,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제가 계속 웃고 있었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었고 한 번 가야만 할 것 같아서 갔는데, 막상 가서 즐거워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니까 그 사실 자체에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결론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USS에서 5시간 가량 있다가 나와서 제가 좋아하는 루지도 타러 갔습니다. 루지 재밌긴 한데 생각보다 코스가 좀 짧았습니다. 통영이나 강화도가 좀 더 길었던 것 같은…

이 날은 그냥 돈 쓰는 날로 정해서, 돌아올 때 저녁으로 혼자 하이디라오도 갔습니다. 근데 비싼 돈 내고 먹었는데 제가 처음 가는데다 제대로 안 알아보고 가서 뭔가 제대로 못 즐긴 느낌입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국에서도 가보면 좋을 것 같네요.

연구 근황

예비군 2년차 떴냐

5학년은 학생 예비군을 못 받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운 좋게 귀국 후로 일정이 잡혔는데, 일반적인 학기였다면 학기 도중, 기말고사 직전이었을텐데 정말 쉽지 않네요. 석사로 올라가면 학생 예비군을 할 수 있다던데, 왠지 대학원이 가고 싶어지는 이메일이었습니다.

아무튼 NTU에서 참여한 연구 활동도 (제가 할 일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흔히 카이스트에서 하는 학부 연구보다 훨씬 하는 일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논문도 얼마 안읽었고, 플젝을 위해서 하는거라 논문을 써서 내야 한다는 압박도 그닥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빡세진 않았지만…

중후반에 실제로 제가 개발을 해서 결과물을 보여줄 수록 교수님의 코멘트가 좀 생겨서 수정도 하고, 4월 말쯤 되니 이제 이 플젝을 그대로 다른 대학원생이 take over한다고 해서 그걸 위한 Document 등의 자료를 작성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참여한 플젝은 총 두 개 였는데, 하나는 Procrastination을 막기 위한 Digital Nudging, 하나는 LLM 답변에 대한 Fact-check를 유도할 수 있는 Digital Nudging이었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Google Gemini에서 답변을 받으면 오른쪽 아래 Popover를 띄우는 Chrome Extension 데모입니다.

사실 이게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교수님께서는 이게 꽤 인상 깊으셨나봅니다. 제가 유저 행동 로그를 위해 DOM에서 HTML 컴포넌트를 추출한 다음에 문자열로 저장하는 것도 보여드렸는데, 지금까지는 비슷한 실험을 할 때 다 채팅기록 직접 하나하나 스크롤 올려가면서 기록했는데 이런 방법이 있으면 좀 더 테스트하기 편하겠다고 생각하셨나봐요.

저 Popover에 들어가는 Nudging text나, 배경색상 같은 것도 커스텀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Ideation과 구현까지는 했는데, 실제로 테스트는 해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Chrome Extension으로 DOM 조작을 하고, React도 섞어본 경험은 꽤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교수님, 그리고 Kevin과 함께 한 마지막 미팅에서 선물로 넙죽이 인형을 드렸습니다. 남은 하나는 조만간 룸메한테 줄 예정입니다. 학교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우체국 택배로 받았는데, 화요일날 보냈다는데 목요일날 싱가포르에 도착하더라고요. 진짜 엄청 빠르네요… 교수님께서 넙죽이 귀엽게 생겼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고맙다고 WKWSCI 머그컵을 하나 선물로 또 주시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잘한지는 모르겠으나 교수님께서는 학부생한테 기대가 크게 없으셨는지, 감사하게도 아이디어와 구현까지 굉장히 잘했다며 계속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Kevin도 매번 아주 친절하게 도와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여름에 한국에 돌아가면 개별 연구 혹은 랩 인턴을 하려고 했는데, 작년에 HCI, 소셜 컴퓨팅 수업을 하셨던 교수님의 랩에서 학부 인턴십 공고가 열렸습니다. 저는 최근에 LLM 사용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번에 그런 과제가 많더라고요. 바로 지원했습니다.

다만 이 랩이 굉장한 인기랩이라, 학부 인턴을 뽑는데도 2단계의 면접을 거쳐야 하고 면접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거 떨어지면 뭘 해야 할지 애매한 면이 있는데, 고민이 많이 됩니다… 걍 조용히 취업해야 하나…

NTU의 시험 기간

NTU의 공식적인 시험 기간은 학기 말 밖에 없습니다. 가끔 중간고사가 있는 수업도 있지만 제가 듣는 전공 수업 두 가지는 기말고사 밖에 없습니다.

NTU에서는 과거 시험 문제를 학교 차원에서 공개합니다. https://libfaq.ntu.edu.sg/faq/262041 이 문서에 어떻게 과거 시험을 확인할 수 있는지 나옵니다.

확실히 족보가 따로 있는 것보다는 학교에서 이렇게 대놓고 공개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에서도 어느정도는 이제 공개하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매번 시험 문제를 리뉴얼해야 하는게 귀찮은건지 교수님들이 잘 공개하지 않거나 공개하더라도 일부를 가리고 업로드하는걸 보면 제대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공하지만 답안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Machine Learning 과거 시험 문제를 풀긴 푸는데 답안은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같은 수업을 듣는 Patrick이 컴공 학생회 차원에서 제공하는 족보(답안)를 시험 전 날에 보내주더라고요. 찾아보니 SCSE는 https://ntuscse.com/academics 이 사이트를 통해서 학생회 제공 답안을 확인하러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m Hall L 입구

이 학교가 신기한 점은 Exam Hall이라는걸 따로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그냥 강의하는 강의실에서 시험도 봤는데, 여기는 시험 기간이 되면 특정 구역이 Exam Hall이 되어서 책상들로 꽉 차게 됩니다. 제가 Machine Learning 시험을 친 곳은 위 사진의 Exam Hall L이었습니다. 보일진 모르겠지만 저 문 안쪽에 수많은 책상과 의자들이 있습니다. 가방을 둘 수 있는 공간도 뒤쪽에 따로 조성되어있고요. 이 공간은 원래 그냥 School of Biological Science 건물의 광활한 로비인데, 여기를 그냥 시험 공간으로 쓰더라고요.

Machine Learning 시험은 제가 느끼기엔 엄청 어렵진 않았는데, 카이스트 기계학습 시험은 진짜 개빡센걸로 알고 있는데 여긴 그런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팀플 팀원들 반응을 보니 시간이 없어서 다 못 푼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나중에 알고보니 계산 문제에서 실수를 한 것 같네요. 쉽다고 잘 푸는건 아니다… 근데 ML 수업 시간에는 10명 남짓한 학생들이 왔는데 시험 볼 때 보니까 뭔 거의 200명 가까이 온 것 같더라고요.

Cloud Computing은 5월 8일날 시험이 있는데, 이 수업은 전공 학점으로 인정 받을 수도 없고, 시험 문제도 뭔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렉쳐 노트에서 한 두 단계 정도 더 나아간 느낌… 그래서 그냥 대강대강 할라고 생각 중입니다.

시험 기간에는 저녁 시간 전까지 셔틀버스의 배차간격이 아주 짧아집니다. 원래는 10분에 한 번 오는 셔틀버스가 5분에 한 번으로 굉장히 빠르게 오게 됩니다. 그리고 몇몇 Exam Hall이 좀 외진 곳에 있기도 해서, Grey Loop라는 특별 노선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마 저도 Cloud Computing 시험 때는 그걸 타야 할 것 같네요.

결론

어느새 기말고사까지 마쳐가니 정말 4개월이 빠르게 지나갔구나 싶습니다. 이제 슬슬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이나 음식에 적응이 되는 것 같은데, 이제 며칠 뒤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다만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는 있는데요, 한식이 먹고 싶어서…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이 싱가포르에 여행을 오십니다. Cloud Computing 시험을 포기한 이유기도 한데요. 3일 간 부모님을 가이드 해드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에는 전반적인 총 정리, 교환학생 활동을 통해 배운 점을 정리해서 올릴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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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chan
HcleeDev

Junior iOS Developer / Front Web Developer, major in Computer Science